<낙서 동화> 한 생쥐의 기아 체험기 습작 게시판


동물들이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세계에서 한 생쥐가 있었습니다.

 

그는 치즈에 관심없이 커피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치즈를 좋아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생쥐들 사이에서
이상한 놈으로 취급받고 친구가 되지 못했으나,

 

그 또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생쥐들을 무시했습니다.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그러나 그는 가끔 웬지 가슴이 공허하기만 했습니다.

'나는 커피를 마실 때는 괜찮는데
그 이외의 시간엔 왜 마음이 꿀꿀해질까?'

 

그는 남아도는 잉여력으로
쓸데없는 생각에 몰두하는 취미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희한한 생쥐를 만났습니다.

얼마나 희한하냐면 지금까지 만나는 생쥐들은
자신처럼 칙칙한 회색 털에 검은 눈이었는데

 

그 생쥐는 하얀 털에 빨간 눈이었습니다.
특히 빨간 눈이 너무 컸었습니다.

 

마치 토끼를 닯은 생쥐라니!

 

그래서 그를 만날 때 마다
눈을 도저히 보지 못하고 살짝 고개를 비켜야만 했습니다.

 

"마이 러브 ~ 사랑하는 샬롯~ "
황당한 그 인사를 하도 받다보니 이제 무덤덤해집니다. 

 

"그래, 하야테 무슨일이야?"

 

"정말 재미있는 일이 생겼어~ "

 

"응? 뭐가?"

 

하야테는 따라오라는 시늉만 하고 바로 가버렸습니다.
당황하면서 따라 가는데,

 

한참 가다가 분지로 내려가면서 거대한 미로가 보였습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분명 내 주변에는 이 건물이 없었을텐데,

 

"어때? 재미있을 것 같지? 한번 들어가보자고 ~ "

 

"아니, 잠깐만 안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위험하잖아."

 

"괜찮아~ 이렇게 분명히 치즈 냄새가 나는걸 ~
안에 정말 맛있는 치즈가 있을거야~"

 

잉? 그 의외의 말에 잠시 코를 킁킁거렸습니다.
정말 침이 넘어갈 것 같은 치즈냄새가 났습니다.

 

'치즈냄새가 좋긴 하지만 역시 커피가 더 그윽하지.'
시큰둥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는 샬롯을 보는 하야테는 그 표정에 심통이 나더니
샬롯의 머리를 아프라고 때렸습니다.

 

"아야~ 이게 무슨 짓이야! 한참 생각 중인데."

 

"남을 앞에 두고 딴 생각에 빠지는 거~ 나쁜 버릇이야~"

하야테는 목에 힘주면서 손가락을 흔들었습니다.

 

어이가 없어진 샬롯은 곧 정신을 수습하면서 하야테의 말에 수긍했습니다.

과연 그럴지도....

 

하야테는 더 참지 못하고 바로 가버렸습니다.
"안 갈거면 나 먼저 간다 ~~"

 

"야야!!"

샬롯은 소리만 치다가 결국 하야테를 따라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미로에 들어간 뒤에는 어쩐 일인지 하야테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야테!!!!!~~~~~"

 

샬롯은 하야테를 찾느라 정신이 팔려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이 어지러운 미로에서 말이지요.

 

 

허기가 지고 피곤하다 보니 찾을 생각도 없어졌습니다.

어떻게 미로를 벗어나지 하는 생각에 둘러보았지만

 

온통 숨 막히는 벽과 방향을 알 수가 없는 여러 통로뿐,
정신이 아득해지고 몸에 힘빠지기만 했습니다.

 

하야테를 따라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렇게 후회했어도 이미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수 일이 지나간 후에,

 

배가 너무 고파 감각이 없어진 배를 움켜 쥐면서
썩어빠진 좀비의 표정으로 걸어가는데

 

뭔가가 코끝에서 전해졌습니다.

응? 뭐지?

 

바닥에 노란게 보여서 허겁지겁 집어 먹으니,

아... 속에 넘어가는 좀 느끼하고 뭉툭한 느낌이 치즈였던 것입니다.

정말 눈물이 나왔습니다. 한참 울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통로  바닥에 치즈가루가 흩어져 있었습니다.

눈물을 닦고 치즈가루를 샅샅이 핣아먹고 나서
생각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치즈가루가 많다면 근처에 치즈가 있을지도 몰라'
이미 하야테에 대한 생각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직 치즈에 대한 생각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흩어진 치즈가루를 따라 먹으면서
신중하게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살펴보고 냄새를 여기저기 맡아 보았습니다.

 

드디어 창고 같은게 보였습니다.
샬롯은 냄새로 치즈창고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이미 달려가서 보이는 황금빛 덩어리에 몸을 날렸습니다.

 

이 치즈 덩어리가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줄 몰랐어!!!

 

그 생쥐는 배가 터지도록 치즈를 먹어댔습니다.
도저히 못 먹겠다 싶으면 자고 일어나서 치즈를 먹기만 했습니다.

 

그런 날을 얼마간 보내자, 하야테가 생각났습니다.
'그는 어디 갔을까? 어쩌면... 이미 굶어 죽었을지도 몰라....'

 

하야테를 계속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하야테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었지요.
별수없이 하야테에 대한 생각을 포기하고 미로 밖에 나가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가슴 밑에서 검은 심연 같은 거대한 두려움이 몰려 오고
굶주리고 죽을 뻔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도저히 나갈 수가 없어....


 

곁에 이렇게 맛있는 치즈가 있는데도
나갈 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고 두렵기만 하다가

배가 고프면 바로 치즈를 먹어댔습니다.

 

샬롯은 이런 자신의 모습에 환멸을 느꼈습니다.
이게 뭐야.... 치즈를 먹어대기만 하는 돼지 같잖아.

 

그렇지만 기아에 대한 공포감에 어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로에 과감히 발을 내지 못하고 치즈를 먹어대는 날이 지나니,
정말 몸이 돼지처럼 변해가고 걷기 조차 힘들어졌습니다.

 

치즈를 먹어서 배고픈 날이 없었지만
그 생쥐의 눈에는 생명력의 흔적 조차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는 이렇다가 치즈 덩어리들 속에 죽어서 썩어가겠지.'


 

황금빛 절망의 나날을 지내다가 갑자기 천지가 뒤집어졌습니다.
세계가 흔들릴 것 같은 폭음에 정신이 없었는데 익숙해지니 벽이 무너지는 소리였습니다.

 

그 소리에 몸이 떨고 마음 또한 그러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신선하기까지 한 두려움에 있다가 먼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응? 그건 생쥐 소리잖아?

 

아!!!! 그렇게 무시했던 생쥐들이었는데.

 

생애 처음으로 있는 힘껏 소리쳤습니다.
생쥐들에게 구해달라고 여기 있다고,

 

내 소리를 듣고 달려오는 생쥐들에 그저 눈물이 흐르기만 했습니다.


 

한 밤이 지나고 보니 하야테 생각이 나서 아는 생쥐 아저씨에게 말했습니다.

 

"뭔 소리여? 하야테는 이미 나왔어."

 

"예? 이미 나왔다고요?."

 

"응. 나와서 우리들에게 치즈가 많다고 하니까 당연히 우리가 왔지."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그럼 내가 지금까지 뭐한거지? 하야테는 이미 나왔는데.

 

갑자기 이상한 분노에 사로 잡혔습니다. 그래 이건 하야테 탓이야.
뭔가 더 말하려는 아저씨를 뒤로 하면서 하야테를 찾아갔습니다.

 

이미 배가 나오고 비대해진 몸을 이끌면서 용감하게 눈을 버뜩였지만,
아무도 하야테는 없었고 하얀 토끼만이 보였습니다.

 

하얀 토끼를 힐끗 보면서 지나치는데,

 

"어? 샬롯 아냐? 샬롯 ~~ 나야 나 ~~~~ "
토끼가 갑자기 놀라더니 샬롯을 덥쳤습니다.

 

샬롯은 혼비백산하고 몸이 굳어버렸습니다.
"누...누구세요?"

 

토끼는 잠시 실망하더니 갑자기 머리를 때렸습니다.

머리에 탁! 하고 맞아서 무례함에 떨다가 알아버렸습니다.
"하... 하야테?? 하야테구나!!!"

 

"하하하~~~ 맞아 ~~ 나 하야테이야~~~"

그 하얀 토끼는 으쓱대면서 허리에 앞발을 얹었습니다.

 

이럴수가. 말도 안돼...

아까 아저씨가 뭐라고 했었지?

"그렇고 보니 하야테 꽤 컸는데. 이제 토끼가 다 됐어."

 

생쥐가 아니라는 사실에 혼이 떠나버렸지만
하야테답게 흔들어대는 장난질에 몸에 되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분노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먼가 허탈해지더니
하야테의 기뻐하는 모습에 갑자기 웃어버렸습니다.

 

하하하하하!!!!!

 

갑자기 웃는 샬롯의 못습에 하야테는 어리둥절해졌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이렇게 기쁘고 눈물이 나는 날은 처음이니까요.

 

생쥐들은 갑자기 치즈를 좋아하는 샬롯의 모습에 놀라워 하고
치즈에 대해 얘기하면서 치즈를 나눠주니 즐거워하면서 새로운 친구를 환영했습니다.

 

그리고 몇 마리 생쥐들은 샬롯의 커피에 관심 가지기 시작했고,
샬롯은 하야테와 함께 커피 동호회를 열면서 치즈와 커피를 준비하느라 바빴습니다.

 

그 와중에 샬롯의 몸이 점점 살이 빠지고 하야테는 정말 멋진 토끼가 되었습니다.

 

 


덧글

  • 2011/03/19 15:5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푸른미르 2011/03/19 18:08 #

    링크 감사합니다.
    블로그 운영방향? 그거 잘 안따지는 주의입니다.^^
  • 2011/04/02 03:18 # 삭제 답글

    정말 "희망"이 가득 담긴 동화네요. 하야테를 만날수 있는 샬롯이 얼마나 될까요 :)
  • 푸른미르 2011/04/02 21:56 #

    감사합니다. 야님도 야님의 하야테를 만나게 되겠지요^^
  • 藤崎宗原 2011/05/18 20:19 # 답글

    행복한 결말이네요. ^^

  • 푸른미르 2011/05/18 23:27 #

    감사합니다. 힘이 나는군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 . 2011/05/21 13:27 # 삭제 답글

    이야기 하고 싶은게 뭔지 전혀 이해가 안가는데
  • 희망의빛™ 2011/05/22 19:27 # 답글

    이 이야기도 뭔가 큰 시사점을 주는 듯한 내용이네요. 뭔가 뼈가 있는...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글... ㅡ_ㅡ;
  • 2015/10/23 00:20 # 답글

    우와... 행운이 닥친 엔딩이긴 하지만, 재밌는 얘기네요. 해피엔딩이라서 다행다행.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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