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라떼가 먹고 싶다. 습작 게시판


한 남자가 울고 있었다. 눈물이 없이 그리움으로 울고 있었다.

 

스타벅스에서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지만
영화의 배경처럼 흐르고 투명한 공기의 유리벽 안에서

 

그는 하트가 그려진 카페라떼를 바라보았다.

카페라떼를 닮은 그녀. 우리는 뉴질랜드에 함께 여행했었다.

 

아... 얼마나 황홀하고 기쁘던 밤이었던가.

아름다운 풀들의 바다에 공기가 부드럽기 그지 없었던 그 곳,
그녀는 하얀 피부가 더욱 희어지게 빛나는 미소를 보여주었다.

 

너무 행복하기에 오히려 두려울 것 같았던 그 날 밤에
생애 처음으로 그녀와 함께 몸을 달구었다.

그 환희와 격정의 행위에 지치고 봄바람 같은 피로에 눈을 감았다.

 

눈을 뜨니 허전한 공기에 일어나 그녀를 찾으니
집의 창가에서 아직도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엇이 그녀를 쓸쓸하게 하던가.
나는 용납할 수 없는 그녀의 외로움을 부수기 위해 그녀를 부른다.

 

외침같은 속삭임에 그녀가 놀라 돌아보며 웃는다.

그녀는 하얀 가운을 입고 있었다.
너무 순결하여 불안해보이는 백색.

 

그 후로 한국으로 돌아왔었다. 그것이 그녀와의 마지막이었다.

차츰 줄어가는 그녀의 전화와 메세지에 처음엔 무심했었다.
바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어느 날, 반가운 그녀의 전화에 "미안해... 나 결혼해."


 

이럴수가.... 이것은 현실이 아니었다. 아니어야 했다.
그녀와 함께 있고 웃고 기뻐했던 그 나날은 무엇이었던가.

폭탄같은 강력한 분노, 가슴에 구멍이 나고 바람이 지나가는 허탈감,
똥묻은 돼지처럼 비굴해지는 짐승같은 울음에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방안에서 이리저리 뒹굴거리는 소주 병들과 안주 쓰레기들이었다.

 

무거운 걸레 같은 몸을 이끌고 세수를 하니,
거울에 핏발 선 눈이 보인다. 피식~ 웃는다. 바보같은 자식,

 

오랫 만에 외출하니 시린 바람이 반갑게 목을 쓸어준다.
갖가지 차들이 다니는 도로변에 걸어가니, 무덤덤해진다.

 

스타벅스 간판이 보인다. 갑자기 목이 갈라진다.
카페라떼가 먹고 싶다.

 

.

.

.

.

.

.

.

.

.

.

.

.

.

.

.

.

.

.

.

 

e0019531_4a91ecaf62c9c.jpg



덧글

  • 게스카이넷 2011/03/18 21:20 # 답글

    ...... 이 글을 보니 캐러멜 마끼아또를 먹고 싶어집니다. OTL
댓글 입력 영역